온 세상을 하얀 눈으로 뒤덮는 화이트 크리스마스를,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누구나 매년 가슴을 설레며 기다린다. 그러나 지난 크리스마스에 내린 눈이 달갑지 않은 사람들이 있었으니, 바로 이 글을 읽고 있는 사람들일 것이다.
많은 이들이 “레이더는 눈을 관측하지 못한다”고들 한다. 실제로 그럴 것이, 레이더로 관측되는 강수입자는 직경, 물질의 종류 등에 따라 반사도의 차이가 크게 나타나는데, 얼음입자의 유전율이 물입자의 유전율보다 작아 레이더 반사도가 낮게 관측 되어 탐지가 어렵다. 또한 레이더에서 멀어질수록 관측고도가 높아지는데, 눈은 보통 층운형의 낮은 구름에서 내리기 때문에 멀리서 다가오는 눈을 관측하는데 어려움이 있다.
그렇다고 레이더로 눈을 관측하는 일을 포기할 수는 없다. 닭 잡는데 소 잡는 칼을 쓰지 않듯 비가 내릴 때는 비를 탐지하는 방법을, 눈이 내릴 때는 눈을 탐지하는 방법을 이용하면 된다. 레이더로 관측되는 반사도 자료를 강수량으로 추정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는데, 일반적으로는 층운형 강수에서의 관계식을 이용하며, 이것을 강설에 적합한 관계식으로 변경하여 사용할 수 있다.
아래 자료는 12월 24일 대륙고기압이 확장하면서 서해상에서 발달한 눈구름에 의해 서해안으로 눈을 내린 사례이다. 층운형 강수에서의 관계식을 이용한 기존 영상에서는 전라남북도 서해안으로 약한 강수에코가 관측되고 있으나, 강설에서의 관계식을 적용한 강설영상에서는 전라남북도 서해안뿐만 아니라 백령도 및 서해상과 동해상의 강설에코를 탐지하고 있어, 실제 강설 지역과 일치됨을 확인할 수 있다.

다음은 12월 28일 저기압이 우리나라를 지나면서 서해상에서 발달한 강수에코가 경기만을 거쳐 중부지방으 유입된 사례이다. 서울 9.4cm를 비롯하여 중부지방에 5~10cm의 많은 눈이 내렸으나, 기존 영상에서는 경기만과 경기 동부 및 충청 서해안에 강수에코가 관측되고 있으나, 강설영상에서는 실제 눈이 관측된 서울과 경기북부까지 선명하게 표현되고 있다.

겨울철 수도권 집중관측의 일환으로 2010년 12월 28일부터 인천기상대에 국립기상연구소의 이중편파 레이더를 설치하여 서울․경기지역을 집중 감시하고 있다. 오른쪽 그림은 같은 날 국립기상연구소의 이중편파 레이더로 같은 날 02시에 서울․경기도를 관측한 자료로, 기상청의 단일편파 레이더에서는 구분하지 못했던 건설과 싸락눈이 이중편파에서는 확연히 구분되고 있다. 이처럼 이중편파 레이더를 이용하면 비와 눈의 구분뿐만 아니라 눈의 성질에 따른 구분도 가능하다.
2012년부터 백령도 기상대를 시작으로 기상청 레이더가 이중편파 레이더로 업그레이드되면, 강수에코와 비(非) 강수에코의 식별뿐만 아니라 (대기수상체 분류 알고리즘을 적용하여) 비․눈․우박 등 강수형태의 구분도 가능해져 강수관측의 정확도가 크게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
< 참고자료 >
* Radar for Meteorologists, Rinehart(2004년)
* 레이더 기상학, 이종호, 류찬수 지음(2009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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